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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pto Korea의 전망이 밝은 이유

2019년 9월 15일 업데이트됨

본 글은 중앙일보 조인디에 제출한 컬럼의 원문으로 해당글은 편집국의 편집을 거쳐 https://joind.io/market?id=617 으로 게재되었습니다.


Crypto Korea의 전망이 밝은 이유


한국이 일본과 싱가포르 등에 비해 크립토 산업의 제도화와 입법 준비가 늦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전략적 요인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Crypto Korea의 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다음의 10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한국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합의 알고리즘입니다. 합의 알고리즘은 작업증명(Proof of Work), 지분증명(Proof of Stake), 위임된 지분 증명(Delegated Proof of Stake) 등으로 나누어지지만 결국 그 핵심은 ‘올바른 규칙을 함께 결정하는 합의 알고리즘’에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에서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민주주의 지수 순위에서 2018년 기준 한국은 아시아 1위(전 세계 2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1955년 창당한 자민당이 약 60여 년간 정권을 주도해 왔습니다. 싱가포르는 민주주의 지수 순위에서 전 세계 6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합의 알고리즘이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인 것을 생각해보면,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하는 한국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크립토 산업의 본질을 흡수할 수 있는 내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한국은 기술의 활용 능력이 높습니다. 아직 원천 기술 확보 능력은 선진국 대비 부족한 면이 있지만, 그 대신 기술의 응용과 활용 측면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분야를 살펴보면 인공지능 원천 기술은 서양에서 개발되었지만 한국의 인공지능 응용 능력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최근 구글의 자회사 캐글(Kaggle)이 주관한 인공지능 기반 분자 화합물의 변화를 예측하는 세계 대회에서 한국연합팀은 전 세계 2,749개 팀 중 3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한국의 인공지능 전문 기업 보이저엑스는 딥러닝을 영상 편집에 적용하여 손쉽게 자막을 생성하고 편집할 수 있는 VREW라는 창의적인 서비스를 출시하고, 딥러닝을 스캐너에 적용하여 vFlat 이라는 스마트폰 기반 고성능 스캐너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역시 원천 기술은 서양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기술을 실생활에 녹여내는 응용과 활용 분야에서는 한국의 우수한 기획자와 개발자들이 활약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합니다.


셋째, 지정학적 위치가 유리합니다. 중앙은행 주도로 디지털 화폐(CBDC)를 발표한 중국이 한국 바로 옆에서 디지털 혁신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차량 공유 기업 디디추싱은 한국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고, 중국 모바일 결제 시스템 WeChat Pay와 AliPay의 광고는 서울의 택시 광고판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이 만일 지구 반대편에 있었다면 한국은 오히려 디지털 혁신 경쟁에서 손해를 볼 것입니다.


넷째, K-Culture로 표현되는 문화 콘텐츠의 선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BTS(방탄소년단)는 팝의 본고장 영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서 거대한 팬덤과 문화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1998년 한국이 일본의 대중문화 수입을 허용할 때만 해도 문화 침식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의 음악, 웹툰, 영화, 드라마, 캐릭터 등이 일본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 전체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문화 선도력에는 디지털 유통 환경이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토큰 이코노미는 매출 대비 원가 비율이 낮은 디지털 산업에서 더 쉽게 효과를 발휘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일 BTS 토큰이 출시된다면 전 세계 크립토 산업에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될 것이고 BTS의 인기가 지속되는 한 쉽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 것입니다.


다섯째, 카카오톡과 네이버 라인이 아시아 시장의 모바일 메신저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디지털화폐의 잠재 파급력이 높은 이유가 중국 15억 명이 사용하는 WeChat 메신저와의 결합 가능성 때문인데, 카카오톡과 네이버 라인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메신저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메신저는 사용자의 스마트폰 사용 횟수와 시간을 높게 점유하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아시아인들의 스마트폰 사용 횟수와 시간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한국 디지털 기업들은 글로벌 크립토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질 확률이 높습니다.



여섯째, 거대한 아시아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2017년 기준 전 세계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국민 총소득을 살펴보면 미국과 유럽을 합친 것보다 아시아가 더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아시아 시장이 거대해지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아시아의 거대한 인구와 디지털 전환 속도, 교육열 등을 고려해 보면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 시장은 디지털 기술 발전과 함께 앞으로 더욱 큰 디지털 시장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주요 벤처캐피털들이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아시아 디지털 시장이 커질 수록 한국의 크립토 산업은 전략적 이익을 취할 수 있습니다.


일곱째,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을 벌어들이는 스타트업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는 아자르라는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230개 국의 3억 명의 회원을 보유하며 1,000억원의 매출액 중 9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고, 업무용 협업툴 잔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토스랩은 베트남에서 열린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우승하며 대만, 일본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우수한 해외 유학생들이 한국에 유입되면서 한국 기업들이 한국에서도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창업자들이 글로벌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고, 이러한 한국 기반 글로벌 기업들이 토큰 이코노미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한국의 크립토 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덟째, 한국의 전통 은행들의 위기 의식이 높습니다. 올해 7월 기분 카카오 뱅크 앱은 월간 활성 사용자(MAU) 60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국민은행 모바일 앱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고 삼성페이, 토스, 뱅크 샐러드 등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은행들의 오프라인 지점 개수는 감소하고 있고, 1층의 은행 지점을 2층으로 옮기는 일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 시중은행 경영진은 디지털 전환을 주문하고 있고, 디지털 자산 수탁 사업과 부동산 수익증권 토큰화 사업 등 새로운 사업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전통 은행들의 위기 의식은 디지털 금융과 크립토 산업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아홉째, 암호화폐와 암호자산의 개념이 분리되면서 이른바 가상화폐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깨지고 있습니다. 명목 화폐(fiat money)와 fiat(명령, 지시)의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법정 화폐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의 공식적인 승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G20 재무장관회의는 암호화폐의 호칭을 암호자산으로 수정하였고 비트코인은 거래의 수단보다는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한 때 실체가 불분명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빈약한 코인들이 이유없이 가격이 수 십 배 폭등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 시장의 검증과 자정 능력이 높아졌습니다.


열째, 한국 디지털 세대의 열정과 경쟁력이 매우 높습니다. 한국의 프로게이머들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범접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기존 사고 습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크립토 산업의 성공 사례는 기존의 사고 습관에서는 예측하기 힘든 창의적이고 새로운 형식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성공은 한국의 디지털 세대들이 주도할 것입니다. 한국이 2003년부터 품어 온 금융허브의 야망이 기존 금융 산업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웠지만, 디지털 금융으로 게임의 규칙이 바뀌면 디지털 세대의 발상과 창조를 통해 새로운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대통령제도가 5년 단임제이기 때문에 국가 전략과 정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변화가 빠른 시기에는 오히려 한국의 시스템이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전략을 최신화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최신 마케팅 전략에서 그로스해킹과 데이터 사이언스가 각광받는 이유는 사람의 연역적 직관보다 귀납적 접근이 더 나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둘러싼 대외환경과 경제상황이 어렵지만,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어떠한 근본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 깊이 살펴보면 전략적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Crypto Korea의 전망이 밝은 이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김문수 aSSIST-CKGSB Top-tier EMBA 및 크립토MBA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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